기문둔갑은 우주와 생명의 생성과 변화의 이치를 담고 있는 『周易』과 하도·낙서의 구궁을 바탕으로 변화의 기미를 관찰하고 그 변화의 길흉을 인사에 적용하는 학문이다. 기문명리학은 일반 명리와 다르게 시간의 요소인 사주팔자의 간지(干支)를 구궁이라는 공간에 포국하여 판단의 체계를 만들고, 이것을 해석하여 인사(人事)의 길흉화복을 논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이것을 시공착종(時空錯綜)의 학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사주명리학이 천시위주(天時爲主)의 천인합발(天人合發)의 이론적 바탕 위에 정립된 평면적 추상논리(平面的 推想論理)라 한다면, 기문명리학은 天時와 地理 그리고 人和까지를 함께 교량하여 天·地·人 三才合發의 논리적 당위성을 바탕으로 정립된 입체적 구상논리(立體的具想論理)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문명리학을 기문정명학(奇門定命學) 또는 삼재정명학(三才定命學) 이라고도 한다.
기문둔갑은 시간의 단위인 간지(干支)를 공간(九宮)에 적용하는 상수역학(象數易學)이며, 홍국(洪局)과 연국(燃局)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기문둔갑을 홍연기문(洪燃奇門)이라고도 한다. 홍국은 입춘과 일주 기준으로 포국하고 거시적인 세계이며, 연국은 동지와 일주 기준으로 포국하고 미시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크고 작은 시간의 단위인 간지(干支)의 이수(理數)는 시간과 공간 모두를 형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무형의 천간기운(10天干)과 유형의 지지현상(12地支)을 합친 것이 24방위와 24절기로 시간과 공간을 모두 형용하여 활용한다.
기문둔갑은 동지와 하지의 음양과 24절기를 기본으로 구성된다. 一陽이 시생(始生)하는 동지로부터 12절기는 양둔(陽遁)이라 하고, 一陰이 시생(始生)하는 하지로부터는 음둔(陰遁)이라는 음양의 체계를 세운다.
동서양 모두 계산을 할 때에는 10진법을 쓰지만, 변화를 보기 위한 역학에서는 9진법을 쓴다. 10수는 성수(成數)의 본체이며 무극(無極)으로 간주하고, 1〜 9 는 변화의 數이며 완성을 위한 미완성의 數로써 역학에서는 9 진법을 쓰는 것이다. 따라서 기문둔갑에서도 시간의 모든 단위를 9 진법으로 재편하여 사용한다.
기문둔갑에서 홍국(洪局)은 年·月·日·時의 사주(四柱)를 위주로 한다. 따라서 10천간과 12지지를 9진법으로 변화시킨 후에 홍국수(洪局數)를 구궁에 입중(入中)하여 포국한다. 이때 지반 홍국수는 구궁을 순행(出坎順行)하고, 천반 홍국수는 구궁을 역행(出離逆行)한다. 즉, 천도(天道)는 좌전순행(左轉順行)하고, 지도(地道)는 우전역행(右轉逆行)하는 원리(原理)에 따라 양수(陽數)는 순행(順行)하고 음수(陰數)는 역행(逆行)한다. 십간의 별칭인 육의삼기(六儀三奇)에서도 9진법이다. 60갑자는 육순(六旬)으로 각 旬의 대표가 戊·己·庚·辛·壬·癸이며 육의(六儀)라고 한다. 육의는 육갑의 은신처가 된다. 즉, 六甲은 육의 아래 은복되어 드러나지 않는다. 일기(日奇), 월기(月奇), 성기(星奇)를 삼기(三奇)라 하여 乙·丙·丁을 귀인(貴人)으로 간주한다. 갑(甲)을 제외한 9개의 천간(天干)이 육의삼기이다.